마왕과 원효대사
사건번호 : 24113001
대상 : 피해자 겸 피의자 박씨
일시 : 24년 11월 30일 19시~ 19시 30분 경

때는 바야흐로 지금으로 부터 약 한 달전.
나는 기분 좋게 대형 면허를 따고 12월부터 취직이라는 새로운 길을 향해 준비 중이었다.
면허가 합격하고 눈이 내렸던 그 날, 중학교 친구와 약 5년만에 만났다.
친구의 자취방 근처에서 사우나도 가고! 밥도 묵고! 다했어!를 시전, 저녁의 술안주는 닭도리탕과 방어회였다.
간만에 만난 친구와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친구집에서 잠든 후,
일어나 집으로 돌아와 짐을 챙겨 본가로 향했다.
챙겨야 할 짐이 많았기에 나는 이것 저것 차에 가득 실은 후 출발했다.

서울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 3시경,,
나는 혼자 느긋하게 차를 이동시켜 어느덧 집에 거의 도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집까지 다 도착하기에는 기름이 약간 모자랐기에 결국 주유소에 들러야했다.
차량에 기름을 가득 채운 나는 주유소 화장실에 잠시 다녀온 후 다시 차량을 출발했다.
그리고 사건은 시작되었다.
출발한지 1분도 되지 않아 당시 반바지 츄리닝을 입고 있던 나의 왼쪽 다리에 무언가가 느껴졌다.
그래, 그건 마치 바퀴벌레와 같은 곤충이 기어다니는 그런 느낌이었다.
하나님 맙소사. 화장실에서 녀석이 달라붙은게 분명하군.
나는 운전하는 와중에 미친듯이 다리를 흔들어 놈을 떼어내는데에 성공했다.
다행히 왼쪽 다리었기에 운전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떼어낸들 뭐하는가, 놈은 아직 내 운전석 바닥을 뽈뽈거리며 돌아다닐 터인데.
나는 최대한 왼쪽 다리를 들어 바닥에 닿지 않게 유지한채로 패달을 미친듯이 밟았다.
'제발, 내가 휴게소 도착할 때 까지만 내 다리야 버텨다오.'
슈베르트 - "마왕"
나의 머리속에는 쉴 새 없이 슈베르트의 마왕이 흘러나왔다.
"마이 머리 마이 머리, 벌레가 제 다리를 기어다니려 해요!"
"마이 왼다리 마이 왼다리, 그건 그냥 바람이었을거야"
"마이 오른다리, 마이 오른다리, 패달을 미친듯이 밟아 다오"
혼자 가극 한편을 연주하며 20여분간 달린 끝에 나는 다음 휴게소에 도달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나는 재빠르게 차를 정지시킨후 차에서 내려 휴대폰 불빛을 운전석에 비추기 시적했다.
마왕의 정체는 곧장 찾을 수 있었다.

영수증, 조금 전 주유를 끝낸 후 받은 바로 그 영수증이었다.
운전석 도어 트림에 넣어두었던 영수증이 운전하는 동안 떨어져 나와서 다리를 스친 듯 했다.
"그러나 녀석의 다리에는 그저 영수증이었을 뿐이다"
내 머리속에서 아직까지 재생되던 마왕이 끝났다.
그와 동시에 원효대사 해골물이 생각이 났다.
"조금 전까지의 나는 공포에 질려있었고, 지금의 나는 그저 웃음만 나오니 이는 그저 나의 마음이 문제로다!"
이렇게 나의 공포에 질린 20여 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끗!